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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 조기집행, 그 화려한 실적에 가려진 불편한 진실
2012년 10월 11일 (목) 12:03:11 이제두 논설위원 juyp6633@hanmail.net
예산의 조기집행이 2009년부터 시행하면서 올해로 4년째를 맞고 있다.

예산을 조기집행하는 이유는 재정지출의 효과를 극대화하고, 재정안정성을 꾀하는 것은 물론, 연말에 발생할 불용액 등을 최소화하며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다.

경제가 어려울 때 재정을 어떻게 배분, 지출하느냐는 경기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그런 점에서 예산의 조기집행은 전 세계적인 경기 침체 속에서 우리나라의 경제에 어느 정도 순기능적인 역할을 담당했다고 본다.

양평군은 행정안전부(전국 군단위)와 경기도(31개 시·군)의 재정 조기집행 평가에서 2년 연속 1위를 차지해 총 18억원의 상사업비를 받았다.

현행 예산의 조기집행은 6월 이전에 예산의 60%를 지출하고, 70%까지 선급금을 지급하도록 강요하고 있다. 심지어는 조기집행과 관련해 발생한 문제에 대해서는 ‘대통령이 나서서 막아 주겠다’면서 예산의 조기집행을 독려하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전국의 지자체는 예산의 조기집행에 혈안이 되고 있다.

그러나 예산의 조기집행에 따른 부작용도 속출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의 전형적인 폐해사례라면 지난해 양평군에서 발주한 강하면 다목적복지회관 신축공사 하도급 계약이 바로 그것이다. 당초 이 공사는 의정부에 소재한 B건설사가 수주했으나 곧바로 양평군 관내 업체인 A업체가 하도급을 받았다. 그러나 A업체는 골조공사 등 1차분 공사를 시공하고도 공사대금 수천만원을 받지 못한 것.

양평군이 예산을 조기집행하면서 집행실적에만 급급한 나머지, 선급금 관리 등 그에 따른 관리 감독을 소홀히 한 탓이다.

양평의 한 건설업자는 “예산의 조기집행에 따른 폐해가 매우 심각한 수준”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해에는 조기집행을 한답시고 한마디로 ‘돈을 마구 뿌려댔다’”는 것. “부실한 업체도 계약만 하게 되면 곧바로 이튿날 ‘돈을 받아 가라’고 하는가하면, 담당공무원은 현장을 가보지도 않은 채, 계약하는 날 곧바로 착공계를 집어넣고···

더욱이 웃지 못할 일은 공사가 끝나기도 전에 준공검사를 받아주는가 하면, 공사는 시작도 하지 않았는데 준공계를 넣는 경우도 있다는 것이다.

또 콘크리트 구조물 공사의 경우, 적어도 공사기간이 60일이 소요되는데도 공사기간은 고작 25~28일을 준다는 것. 콘크리트가 양생이 되는 시간만 족히 28일은 소요되는데도 말이다.

따라서 공사기일을 맞추지 못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는 것. 양평군이 앞장서서 부실공사를 부추기고 있는 셈이다. 실적을 높이기 위해 동시다발적으로 공사를 발주하다보니 이런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다음은 예산의 조기집행으로 인한 이자수입 감소다. 예를 들어 12월에 집행할 예산을 무리하게 앞당겨 1월에 집행할 경우, 필연적으로 이자수입이 감소할 수밖에 없다.

충북 진천군의 경우, 진천군의 이자수입 결산액이 2009년 2,906,330천원이었던데 반해, 2010년엔 794,624천원, 2011년 878,481천원, 2012년 이자 예산액은 775,000천원이다. 이 정책 시행 전인 2007년부터 2009년까지의 평균 이자 수입률은 총예산액 대비 1.28%였던 반면, 시행 후인 2010년부터 2012년 현재까지 이자수입률은 0.32%로 감소했다.

즉, 현재까지 2010년도에 약 2,111,700천원, 2011년 2,027,849천원이 감소했으며, 2012년도에는 1,950,000천원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어 3년간 총 약 6,089,000천원이 감소하였으며 금리인하가 주요인이지만, 이중 조기집행으로 인한 감소액은 2010~2012년까지 19여억원으로 추정된다고 밝히고 있다.

또 진천군이 조기집행 평가 우수기관으로 선정되어 받은 인센티브 교부금은 2009년 1천500만원, 2010년 1억원, 2011년 1천만원이다. 72억7800만원의 이자수입액이 줄어들었지만 3년간 겨우 1억 2,500만원을 교부받았을 뿐이다.(‘예산 조기집행 재검토 및 정책전환 필요성에 대하여...’ 진천군의회 김상봉의원, 발췌)

참고로 진천군의 연간 예산규모는 2012년도의 경우, 본예산이 3천억원 정도다.
양평군의 예산규모가 4,000억원대인 것을 감안하면, 4년간 조기집행으로 인한 이자손실액이 30억원대를 상회한다는 것을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다.

30억이면 얼마만한 돈인가? 양평군 인구 10만3천명에게 3만원씩 돌아가는 돈이다. 양평군이 예산 조기집행으로 18억원의 상사업비를 받았다고 좋다고 떠들어 댈 일이 아니다.

예산의 조기집행으로 인한 폐해는 이밖에도 특정시기에 동시다발적으로 공사를 발주하다보니 장비난, 인력난을 겪을 수밖에 없다. 이는 다분히 부실공사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는 이를 관리 감독하는 공무원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따라서 예산을 조기집행 할 시에는 선별적으로 조기집행의 효율성이 큰 사업으로 한정해야 하는 이유다.
또 특정시기에만 일을 하고 나머지 기간에는 손가락만 빨고 있으란 얘기인가?

그렇기에 예산의 ‘적기집행’의 목소리가 나오는 있는 것이다. 따라서 이제는 무리한 예산의 조기집행을 지양하고, 정책전환을 심각히 고민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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