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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유기농대회와 4대강살리기사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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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찬 경기도 농정국장
유기농업인들의 올림픽이라 일컬어지는 세계유기농대회가 2011년 9월 경기도 팔당에서 열린다. 세계유기농업운동연맹(IFOAM)이라는 국제민간단체가 주최하는 이 대회는 매 3년마다 대륙을 순회하며 개최되며, 유기농업 관련 생산, 가공, 연구, 유통 등 세계 110여개국에서 유기농 관련자 2,000여명이 참석하는 국제행사이다.
2011년 세계유기농대회는 17번째 행사로 아시아에서는 최초로 개최되며 유기농학술회의, IFOAM 총회, 유기농박람회, 유기농체험 및 현장방문 등의 행사가 열릴 예정이다. 이 행사는 민간단체인 (사)세계유기농대회한국조직위원회(위원장 김문수)가 주관하며 경기도와 남양주시 등에서 적극 지원하고 있다. 이번 대회를 통해 한국의 유기농업 발전과 가공식품, 의류, 화장품, 장난감 등 유기 관련 산업이 크게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그런데 요즘 팔당농민들과 일부 단체에서 국책사업인 4대강살리기 사업을 빌미로 세계유기농대회를 거부하겠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팔당 농민들이 주축이 되어 4대강사업 반대운동을 벌이고 있는 ‘농지보존 친환경농업 사수를 위한 팔당상수원공동대책위원회(이하 팔당공대위)’는 지난 4월 15일 경기도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유기농 없는 유기농대회를 거부하겠다고 발표했다.
과연 유기농 없는 유기농대회일까? 팔당지역에서 4대강살리기 사업으로 인해 감소하는 유기농지는 약 22ha이며, 이는 경기도 전체 유기농 면적 1,443.3ha의 1.5%, 전국 유기농면적 12,033ha의 0.2%에 불과하다. 4대강살리기 사업으로 인해 우리나라 유기농지 전체가 없어지는 것이 아니다.
세계유기농대회가 비록 팔당지역에서 개최되지만 팔당만의 행사가 아니며 한국 전체 유기농업인뿐만 아니라 세계 유기농업인들이 참여하는 행사이다. 우리나라에는 팔당유기농지 외에 12,011ha의 유기농지가 있다. 그런데 어떻게 유기농 없는 유기농대회가 된다는 말인가? 일부의 유기농지가 감소하는 것을 마치 우리나라 전체 유기농지가 없어지는 것처럼 침소봉대하여 4대강사업 저지라는 자신들의 목적을 관철시키고자 하는 술책으로 유기농 없는 유기농대회라고 주장하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
경기도에서는 4대강사업에 편입되는 유기농가에게 영농을 계속할 수 있도록 유기농시범농장을 조성해 지원할 계획으로 도비 48억원을 금년도 추경예산에 긴급 편성한 바 있다.
팔당공대위는 또 팔당유기농지가 없어지면 2011 세계유기농대회 개최장소도 없어진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말도 사실과 다르다. 세계유기농대회는 학술위주의 행사이며 유기농 재배기술, 가공, 유기농과 기후변화, 유기농 인증기준 등 다양한 주제를 가지고 발표와 토론이 진행되는 행사로 주 행사 장소는 남양주시 조안면 삼봉리에 소재하고 있는 영화종합촬영소이다. 팔당유기농지는 재배현장을 둘러보기 위한 현장방문 대상지 중 일부로 검토되었던 곳이다.
팔당유기농단지가 우리나라 유기농업의 발상지라 할 만큼 중요한 의미가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으며 유기농업의 모델로서, 수도권 시민에게 신선한 농산물을 공급하는 공급기지로서의 중요성도 잘 알고 있다. 팔당유기농지의 가치를 무시하는 것이 아니며, 유기농지가 없어지는 것을 찬성하는 것도 아니다. 다만 4대강사업과 유기농대회는 별개의 문제라는 것이다.
4대강사업으로 인해 당장 삶의 터전을 잃는 팔당 주민들의 입장을 충분히 이해하며 안타깝게 생각한다. 그러나 4대강사업을 반대하기 위해 유기농대회를 볼모로 끌어들이는 것에 대해서는 단호히 반대한다. 세계유기농대회는 유기농업인들의 잔치이다. 경기도라는 행정기관을 위해서 개최하는 행사가 아니며 어느 특정인을 위해서 개최하는 행사도 아니다. 우리나라 유기농업의 발전을 위해서, 유기농업인을 위해서 개최하는 행사이다. 그런데도 유기농업인들이 유기농대회를 보이콧하겠다는 발상은 이해가 가지 않는다. 이는 차려준 잔치상을 스스로 엎는 행위와 다름없다.
전체 유기농업인들에게 묻고 싶다. 세계유기농대회를 최소해야 하는지? 만일 전체 유기농업인들이 유기농대회를 반대한다면 2011 세계유기농대회 개최장소를 변경하는 것에 대해서 심각하게 검토해야 할 것이다. 주인이 싫다고 하는 행사를 굳이 진행할 필요가 없지 않은가? 국익을 위해, 그리고 유기농업 발전을 위해 무엇이 옳은지 유기농업인과 유기농대회를 보이콧하겠다는 일부 단체의 신중한 판단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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